사정변경에 따른 보전처분의 취소

3. 사정변경에 따른 보전처분의 취소

가. 의의

보전처분의 발령후 보전처분의 이유가 소멸되거나 그 밖에 사정이 바뀌어 보전처분을 유지함이

상당하지 않게 된 때에는 채무자는 보전처분의 취소를 구할 수 있다(민집 288조 1항, 301조). 보전처분은 일정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그

당시의 피보전권리나 보전의 필요성이 있는가를 판단하고 발령하는 것이므로 시일의 경과로 그 사정이 변경되면 피보전권리가 소멸되거나 보전의 필요성이

없게 되는 경우가 많고, 그때까지도 보전처분을 유지하는 것은 채무자의 이익을 크게 침해하는 것이 되므로 그 이익 구제를 위하여 마련된 제도이다.

사정변경에 따른 가처분 취소의 재판은 보전처분을 명한 법원이 관할법원이 되나 본안이 이미

계속된 때에는 본안법원이 재판한다.

한편 보전처분이 집행된 뒤에 채권자가 3년간 본안의 소를 제기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것을 이유로

채무자나 이해관계인이 보전처분의 취소신청을 할 수 있다(민집 288조 1항 3호). 위 취소신청의 관할법원은 보전처분을 명한 법원이다.

나. 사정의 변경

보전처분을 취소할 사정은 그 발령전의 것이든 그 후의 것이든 관계없다. 취소사건의 사실심

변론종결시까지 발생한 사유면 족하다. 여기에는 보전처분 발령 후에 그 요건이 흠결되기에 이른 경우(사정의 객관적 변경)뿐만 아니라 발령당시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요건의 흠을 채무자가 그 후에 알게 된 경우(사정의 주관적 변경)도 포함된다. 사정변경의 사유는 채권자 측에서 발생하였든

채무자 측에서 발생하였든 묻지 아니한다.

사정의 변경은 피보전권리에 관한 것과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것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피보전권리에 관한 것

피보전권리에 관한 것으로는 피보전권리의 전부 또는 일부의 소멸, 변경이다. 따라서 가압류의

피보전권리가 변제로 소멸된 사실은 사정변경에 의한 취소사유가 된다(대판 1994.8.12. 93므1259). 다만, 자기의 부담 부분을 넘은

변제를 한 보증인은 채권자의 승계인으로서 가압류에 의한 보전의 이익을 자신을 위하여 주장할 수 있으므로 다른 공동보증인의 사정변경에 의한

가압류취소신청을 다툴 수 있다(대판 1993.7.13. 92다33251). 피보전권리의 부존재가 분명하게 된 경우도 또한 사정변경에 해당된다.

그러나, 가압류의 목적인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이 존재하지 않음이 밝혀졌다 하더라도 이는 가압류결정이 결과적으로 채권보전의 실효를 거둘

수 없게 됨에 그칠 뿐 가압류결정을 취소할 사유는 되지 못한다(대판 1999.3.23. 98다63100).

본안소송과의 관계에서 보면, 채권자가 본안소송이나 채무자가 제기한 피보전권리

부존재확인청구소송에서 실체법상의 이유로 패소확정된 때에는 사정변경의 사유가 된다{대판(전) 1963.9.12. 63다354, 대판

1973.3.20 72다165 등}. 채권자가 위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의 소를 제기하더라도 위 사유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대판

1991.1.11. 90다8770 등). 그러나 재심의 소에 의하여 확정판결이 취소되었다면 그 재심의 본안판결의 내용을 심리하여 보전처분 후에

사정변경이 있었는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판 1968.5.21. 68다504). 특허권, 실용신안권, 상표권, 의장권의 등록을 무효로 하는

심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침해금지가처분의 피보전권리가 소멸한 것이므로 사정변경에 따른 가처분 취소사유에 해당한다.

문제는 채권자패소의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경우인데, 판례는 패소 판결이 청구 자체에 관한

것으로 원고의 청구권이 부정되고 그 판결이 판결이유, 증거 등에 비추어 상소심에서 취소나 파기될 염려가 없다고 인정되면 사정변경이 있는 것으로

본다(대판 1962.1.18. 4294민상648, 대판 1977.5.10. 77다471 등).

제1의 본안소송을 위하여 발하여진 보전처분을 제2의 본안소송을 위하여 유용(流用)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므로 제1소송에서 채권자가 패소확정되면 사정변경에 따른 취소를 인정할 수 있다(대판 1963.9.12. 63다354, 대판

1966.1.25. 65다2201 등). 예컨대, 본안소송으로 연대채무의 이행을 구하였다가 채권자가 패소확정된 경우에는, 다시 보증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그 청구의 기초가 동일하다 하더라도 보전처분의 유용은 허용되지 않는다.

채권자가 여러 개의 피보전권리를 주장하여 보전명령을 얻은 후 그 중 일부의 권리만을 주장한

본안소송에서 패소확정된 경우에도 사정변경에 따른 취소를 인정할 수 있다(보전의 일회성의 문제). 예컨대, 채권자가 점유권에 기한 명도청구권과

소유권에 기한 명도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보전처분을 받았는데 소유권에 기한 명도청구권을 본안으로 한 소송에서 패소확정되었다면, 그 후 다시

점유권에 기한 명도청구소송이 계속중이더라도 사정이 변경된 경우에 해당한다(대판 1973.3.20. 72다165).

원고패소가 기한미도래 또는 조건불성취를 이유로 한 때에는 아직 피보전권리가 부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사정변경이 되었다고 말할 수 없지만(대판 1995.8.25. 94다42211), 기한도래 또는 조건성취를 전제로 한 보전처분인

때에는 그 점에서 사정변경이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다. 본안소송이 이송된 것만으로는 사정변경이라고 볼 수 없으며, 본안소송에서 소송법상의 이유로

각하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사정변경이 있다고 할 수 없다(대판 1995.8.25. 94다42211).

피보전권리의 양도 등으로 인하여 피보전권리의 주체가 변경된 경우에는 피보전권리의 승계인이

취소절차에 참가하여 취소를 다툴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사정변경에 따른 보전처분 취소는 불가능하다.

(2)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것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사정변경의 사유는 보전이유의 소멸, 변경이다.

보전의 필요성의 소멸은 확실한 물적·인적 담보의 제공, 채무액의 공탁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보전명령의 집행기간을 도과한 경우(민집 292조 2항, 301조)

또는 담보를 조건으로 하여 보전처분을 인가하였으나 그 담보를 제공하지 아니한 때에는 사정변경에 준하여 취소의 사유가 된다고 할 것이다.

피보전권리에 관하여 본안에서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경우에는 채권자가 보전의 이익을

포기하였는가를 구체적으로 검토하여 이를 긍정할 수 있는 때에 한하여 사정의 변경이 있다고 볼 수 있다(대판 1955.10.6.

4288민상80). 채권자가 본안에서 패소판결을 받고 항소심에서 소를 취하하여 재소금지 원칙의 적용을 받는 경우는 사정변경에 해당한다(대판

1999.3.9. 98다12287). 반면에, 본안소송에서 소의 취하 또는 취하간주가 있다 하여도 재소금지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이상 보전의사를

포기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니면 그 자체만으로는 사정변경사유로 볼 수 없다{대판 1992.6.26. 92다9449, 대판(전)

1998.5.21. 97다47637 등}.

위와 같은 경우 이외에도 채권자가 보전의사를 포기 또는 상실하였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사정변경으로 될 수 있다. 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승소하고 집행권원을 얻어 즉시 본집행을 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기간이

지나도록 그 집행을 하지 아니하고 있는 경우(대판 1990.11.23. 90다카25246 등), 가처분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그

집행채권이 정지조건부인 경우라 할지라도 그 조건이 매매잔대금의 지급과 같이 집행채권자의 의사에 따라 즉시 이행할 수 있는 반대의무의 이행인 경우

정당한 이유 없이 그 반대의무의 이행을 게을리하고 집행에 착수하지 아니하고 있는 경우(대판 1985.4.9. 84다카2331, 대판

2000.11.14. 2000다40773)에는 보전의 필요성이 소멸되어 사정변경이 있다고 보는 것이 판례이다. 또한, 법인 등 단체 대표자의

직무집행을 정지하는 가처분결정이 있은 후 직무집행이 정지된 대표자의 임기가 만료되고 새로 단체의 대표자가 선임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무집행이 정지된 위 대표자가 단체의 대표자로서의 직무집행을 계속하여

위 단체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가능성은 없어졌다 할 것이어서 위 가처분결정은 이를 더

이상 유지할 필요가 없는 사정변경이 생겼다고 한다(대판 1995.3.1O. 94다56708).

(3)

보전처분 집행 후

3년간 본안의 소를 제기하지 아니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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